Project BudgetWiser가 남긴 것

잠 시간 이상.

원래도 야행성이긴 했지만
저녁시간에 졸리고 새벽 4-5시에 정신이 이렇게 말짱한 건 큰일이다.

여름 끝무렵에 미국에서 돌아와서
한 번도 시차를 제대로 맞추려 노력한 적이 없으니
그 때문일 수도 있겠다.

지난 겨울부터 달려서
뜬구름같은 아이디어를 조금씩 구체화하고,
그 사이 식구도 둘 늘고,
말도 안되는 논문을 하나 제출하고,
여름 시애틀에서의 작업.
다시 한국에 돌아와 정신없이 진행됐던 실험들.

추석 연휴도 반납하고
버짓맵을 베타로 내보내고,
마지막 일주일은 다들 잠도 거의 못 자고
지난 화요일 아침 데드라인에 맞춰서 논문 두 개를 제출하고 나니,

이제 숨 좀 돌릴 수 있게 되었는데,
후회가 많이 남는다.
우리는 정말 많은 일을 했고,
논문에 더 잘 녹여낼 수 있었는데…
이런 저런 순간에 내가 다른 선택들을 했다면 어땠을까.

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
일부러 만들어 두었던 데드라인을 넘기다보니
중요한 것들을 잠깐 잊고 있었던 것 같다.

중요한 건 ‘사람’과 우리가 가진 ‘큰 뜻’.
그리고 이 모든 것이 ‘교육’과 ‘연구’의 과정에서 일어난다는 사실.

Project BudgetWiser는 고작 데드라인 두 개를 지났을 뿐,
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다.

잠깐만 한숨 돌려서
나도 다른 연구들 좀 챙기고,
한 번 더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.

Boston

학회 일정으로 Boston에 와 있다.

처음 Bay Area를 떠나서 동부로 올 때에는 너무 싫었는데,
그 사이 정이 들었나보다.
어제 집 쪽으로 걸어오는데
내년부터는 자주 못 오겠거니 생각하니
이 곳이 굉장히 그리워질 것 같았다.

나한테는 그저 그런 찰스강,
후덥지근한 이 여름 날씨,
나름 신혼집이었던 허름한 기숙사마저도.

박사 마치고 Boston에서 백수 생활할 때 좀 더 놀러다닐 걸.

또 다른 인연으로 만나게 되겠지?
연구를 열심히 해서 매년 NBER SI에 오는 방법이
제일 바람직하긴 하겠다.  쉽진 않겠지만.

비오는 일요일 밤

예전부터 막연하게 소망하던 두 가지.

광화문에서 일해보기.
비오는 날 빗소리가 들리는 사무실.

주말에 피곤이 한 번에 몰려와서 집에서 게으름 피우다가
빗소리가 나길래 낼름 연구실에 나왔다.
1층 연구실은 창은 맘껏 못 열지만, 이런 좋은 점이 있다.

매일 매일 한탄하지 않는 날이 없는 요즘.
삶은 언제나 상상 이상의 것을 보여주니까
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열심히나 살자.

무능함

먼 곳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공부만 해도 됐던 때가 그립기도 하다.
내 일만 걱정하면 되었던 그 때.

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 같아도
내 밥 그릇 지키려니 당장은 할 수가 없다.
값싼 정의감에 불타올라 말은 많이 하지만
그냥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는
소심한 선택을 한다.

학생들 앞에 서는 것이 부끄럽고 책임도 무겁다.

연휴에 몸은 쉬었는데 마음은 여전하다.

잊어버리지 말아야 한다.

어제 시청-광화문-종로 일대에 엄청난 수의 전경 차량들이 있었다.
나는 종각 근처를 운전하고 있었는데
갑자기 경찰이 내 앞에서 길을 막았다.

화난 표정으로 일을 하는 데다가
돌아가는 길 안내도 없이 일처리가 너무 허술해서
옆에 있던 버스와 택시를 포함한 차량들이 우왕좌왕했다.
버스는 후진을 하다가 택시의 사이드미러를 날려버렸다.

나는 창문을 내려 화를 냈다.
돌아가는 길을 안내해줘야 될 것 아니냐고.
경찰은 못 간다고만 되풀이한다.
화가 머리 끝까지 솟았다.
길 막는 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 거 아니고,
길을 갑자기 막을 거면 일 처리를 좀 제대로 하라고 소리쳤다.

내가 그렇게 화낼 수 있는 사람인지 나도 처음 알았네.
경찰에게 화낸 것도 처음이고,
큰 소리로 안에 있던 화를 다 쏟아낸 것도 처음이었다.

안산에 다녀오는 길이었다.

화는 더 쌓여만 간다.

Capital by Piketty

2월에 출간된 이후로 Piketty의 Capital이 요즘 제일 핫한 책이다.
내 연구와 직접 연결되어 있기도 하지만,
무엇보다 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각종 미디어의 토론을 따라갈 수가 없다. 왕따가 될 것만 같은 기분. 부럽다 이런 지식인층이.

Kindle로는 일찍이 사두었으나,
연구실에 전시해놓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인 듯 해서
출장 온 김에 hard cover로 사가려고 했는데,
여기저기 다 품절이라 구하기가 힘들다.

책이 양이 꽤 되는 편인데, 서평도 넘쳐나서 언제 다 읽을까 싶다.
우선은 주요 미디어의 서평들만 정리해보자.

1. Paul Krugman, The New York Review of Books
2. Robert M. Solow, New Republic
3. Tyler Cowen, Foreign Affairs
4. John Cassidy , The New Yorker (& a follow-up)
5. The Economist
(reviewmore & book club: intro, ch. 1, ch.2,  ch.3&4 )
6. Brad deLong collects worthwhile reviews

7. Summers, Democracy

어서 읽어야지.
이 책으로 북클럽을 한 번 해보면 좋겠다.

my documentary logs

last update on Jun. 16th, 2015

Inside Job ★★★★☆
Park Avenue: Money, Power & The American Dream ★★★★

No End In Sight ★★★
Enron: The Smartest Guys in the Room ★★★★

Urbanized ★★★★
Objectified ★★★
Page One ★★★

Bill Cunningham New York ★★★★
Jiro Dreams of Sushi ★★★★☆
A Matter of Taste ★★★
The Mind of A Chef (TV Series) ★★★★
Spinning Plates ★★★★★
Chef’s Table (Netflix) Ep. 1 Massimo Bottura ★★★★★

Sushi: The Global Catch ★★★
Hungry for Change ★★★
Forks Over Knives ★★★

I Am ★★★